이슈 포럼 에리트레아의 이가드(IGAD) 탈퇴와 지역 협력 체제의 균열
페이지 정보

본문
작성자: 장인철 연구교수
에리트레아는 동아프리카 지역 협의체인 이가드1)(Intergovernmental Authority on Development: IGAD)에서 2025년 12월 12일 금요일(현지시각 기준) 공식 탈퇴했다. 에리트레아 외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가드가 설립 취지에서 벗어나 지역 안정과 회원국들의 이익에 실질적으로 기여하지 못하고 있으며, 자국과 같은 국가들을 겨냥한 ‘정치적 도구’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에리트레아는 이가드 회원국 지위를 유지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가드는 에리트레아가 회원국으로 복귀한 2023년 이후 이가드 회의나 프로그램 등에 실질적으로 참여한 적이 없으며 조직의 개혁을 위한 어떠한 가시적인 제안도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또한 이가드는 회원국들의 적극적 참여와 합의에 기반해 운영되는 지역 협력체의 특성상, 개별 국가의 불참은 조직의 기능적 한계를 심화시킨다며 에리트레아의 탈퇴 결정에 대해 공식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에리트레아는 1993년 수십 년에 걸친 독립 투쟁 끝에 에티오피아로부터 분리 독립한 국가로, 이후 에티오피아는 내륙국이 됐다. 독립 이후에도 양국 간 국경 분쟁은 20년 이상 지속되었으며, 이 과정에서 10만 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2018년 아비 아흐메드 총리 취임 이후 에티오피아-에리트레아 간 평화 프로세스가 본격적으로 추진되었고, 이사야스 아페웨르키 대통령과의 평화 협정을 체결한 공로로 아비 아흐메드 총리는 2019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에리트레아는 평화 협정 이후 2023년 이가드와 아프리카연합에 복귀하기 전까지 이가드 본부가 위치한 지부티와도 외교 관계를 단절한 상태였다. 하지만 2023년 이후 에티오피아의 아비 아흐메드 총리가 에리트레아를 통한 홍해 접근권을 공개적으로 요구하면서 양국 관계는 다시 급격히 악화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번 이가드 탈퇴는 에리트레아와 에티오피아 간 긴장이 재차 고조되고 있음을 보여주며, 양국 간 무력 충돌이 재개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에리트레아의 입장에서 에티오피아의 홍해 접근 요구는 내륙국으로서의 단순한 경제적 이해관계를 넘어, 주권과 영토 안정성에 직결되는 중대한 안보 사안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가드가 회원국 간 주권을 중립적으로 조정하기보다는 외교적 압박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 또한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현재 이가드의 사무총장(Executive Secretary)이 에티오피아 전 외무장관인 워크네 게예후라는 점 역시, 에리트레아로 하여금 이가드가 에티오피아 편향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의혹을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는 합의에 기반한 지역 협력체임에도 불구하고, 특정 핵심 회원국의 정치·경제적 이해관계가 조직 운영에 과도하게 반영될 수 있다는 이가드 거버넌스 구조의 한계를 드러내는 사례로 해석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에리트레아의 이가드 탈퇴는 개별 국가의 주권 수호와 외교적 선택을 넘어, 해당 지역에서 다자적 협력 매커니즘의 신뢰성과 지속가능성이 약화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서 향후 전개를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출처> 2025년 12월 13일 BBC
1) 이가드(IGAD)는 1986년에 설립된 지역 협력체로, 아프리카의 뿔 지역을 중심으로 나일강 유역과 아프리카 대호수 지역 인접 국가들의 정치적 안정, 식량 안보 및 지역 통합을 주요 목표로 한다. 에티오피아, 수단, 남수단, 케냐, 우간다, 지부티, 소말리아를 회원국으로 두고 있으며, 본부는 지부티에 위치해 있다.

출처: IGAD
Araia, T. & Temuari, H. (2025, December 13). Eritrea quits regional bloc as tensions rise with Ethiopia. BBC news.
- PREV케냐 개학 시즌과 마타투(matatu) 요금으로 보는 경제학 26.01.08
- NEXT알제리 국회에서 프랑스의 알제리 식민통치에 대한 범죄 규정 법안 채택과 양국의 외교 25.12.29
